상단 배너 이미지
제3자 검증을 받아야 하는 이유 알아보기
ESG 실무 가이드

TCFD 작성 가이드라인 Part1 - TCFD 공시 필요성 및 전략

박진수

박진수

플랜잇 공동대표 & 전환연구원

본 가이드라인은 기업 ESG 담당자들의 기후, 환경 관련 실무에 도움을 주고자 전환모델연구소 플랜잇(PLANiT)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앞으로 'TCFD 공시 필요성 및 전략', '기후 시나리오 분석법, ‘내부탄소가격 도입 방법', 마지막에서는 실제 기업 예시를 통한 '메트릭스 이해하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들어가며

2015년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기업에 가장 큰 변화를 준 것은 TCFD(Task Force for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의 등장입니다. 2017년에 수립된 TCFD 기후 리스크 공시 권고안은 협약 체결 후 불과 2년 만에 금융 및 기업 관리 제도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통해 미래의 기후 관련 리스크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영국은 각각 2023년과 2025년까지 TCFD에 따른 기후 리스크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이 흐름은 유럽, 아시아, 미국 등 다양한 국가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약 1,700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이 TCFD 권고안을 지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TCFD 공시 의무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TCFD 공시는 기업의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주요 수단입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TCFD 보고서가 단순한 평가보고서가 아닌, 기업 리스크 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많은 투자자가 TCFD 보고서를 기업 가치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TCFD 공시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한 기업들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TCFD 공시 방법

TCFD 프레임워크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와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입니다. 물리적 리스크는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에 관한 리스크이고, 전환 리스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의미합니다. 

  1. 물리적 리스크: 예를 들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안 공장의 침수 위험이나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한 공급망 중단 등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태국에 공장을 둔 한 전자회사는 2011년 대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본 후, TCFD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장기적인 기후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공장 위치 재선정 및 방수 시설 강화 등의 대책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2. 전환 리스크: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업체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따른 비용 증가, 기술 개발 필요성, 소비자 선호도 변화 등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TCFD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7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와 함께, 이를 위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예상되는 재무적 영향을 공개했습니다.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의 공개가 중요하지만, 이를 공개할 때 준수해야 할 주요 원칙들이 있습니다. 

첫째, 어떤 이슈가 직접적으로 기업과 관련되어 있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중대성 평가(Materiality)라고 부릅니다. 중대성 평가는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기후 관련 이슈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영향의 규모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이슈가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장기적 가치 창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에너지 기업 Shell은 TCFD 보고서를 통해 중대성 평가 결과와 함께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 하에서의 자산 가치 변동 및 수익성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Shell은 탄소 가격 상승, 재생에너지 전환,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의 이슈가 자사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장기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글로벌 광산기업 Rio Tinto는 TCFD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극단적 기상현상 증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등이 각 사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중대성 매트릭스로 시각화하여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기업이 어떤 기후 관련 이슈를 가장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이슈들이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둘째, 비즈니스 전략과의 연계성입니다. TCFD는 기업들이 기후 변화를 전사적 전략의 핵심 요소로 통합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증가나 규제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자동차 제조업체 Volkswagen은 TCFD 보고서에서 전기차 전환 전략과 이에 따른 공급망 재편, R&D 투자 계획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 대응이 기업의 핵심 전략과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마치며

TCFD 프레임워크의 또 다른 강점은 다른 ESG 보고 기준들과 쉽게 통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그룹 HSBC는 TCFD 권고사항을 SASB 기준, UN SDGs와 연계하여 통합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를 통해 기후 관련 재무 정보와 전반적인 지속가능성 성과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제시함으로써, 기업의 ESG 전략을 더 포괄적이고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TCFD 공시의 핵심 요소인 기후 시나리오 분석과 내부 탄소 가격 책정 방법론을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IPCC와 IEA의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를 기업 전략에 적용하는 방법과,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과정을 살펴볼 것입니다. 또한, 잠재적 탄소 가격 등의 기법을 통해 미래 탄소 규제 리스크를 현재의 투자 결정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입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TCFD의 4대 핵심 영역(지배구조,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을 중심으로 실제 기업 사례를 분석합니다. 영역별 선도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소개하며, 기후 관련 이슈에 대한 이사회 감독 체계, 장단기 기후 리스크 평가 방법, 전사적 위험관리 체계 통합 방안, 그리고 과학기반감축목표(SBTi) 설정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TCFD 프레임워크의 실질적 적용 방안과 기업 가치 창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ference 

  1. 태국 전자회사의 2011년 대홍수 피해 사례:
    World Bank. (2022, February 9). 2011 Thailand Floods - Rapid Assessment for Resilient Recovery and Reconstruction Planning. PreventionWeb. (바로가기)
  2. 폭스바겐의 2030년 전기차 목표 사례:
    Frost & Sullivan. (2023, March 20). Volkswagen's New Electric Targets for 2030. (바로가기)
  3.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의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 발언:
    Marchant, C. (2023, March 16). Larry Fink: 'Climate risk is an investment risk'. Net Zero Investor. (바로가기)
  4.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의 TCFD 활용 사례: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n.d.). 2025 Climate action plan. Retrieved October 14, 2024, from (바로가기)
  5. 영국 중앙은행의 TCFD 프레임워크 활용:
    Bank of England. (2023, July 6). The Bank of England's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2023. (바로가기)  
  6. TCFD 공시의 핵심 원칙: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2017). Recommendations of the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바로가기)
  7. Shell의 TCFD 보고서 사례:
    Shell. (2023). Climate and Energy Transition Lobbying Report. (바로가기)
  8. Rio Tinto의 TCFD 보고서 사례:
    Rio Tinto. (2022). Climate Change Report 2021. (바로가기)
  9. Volkswagen의 전기차 전환 전략:
    Volkswagen AG. (2023). Annual Report 2022. (바로가기)
  10. HSBC의 통합 보고서:
    HSBC Holdings plc. (2023). Annual Report and Accounts 2022. (바로가기
박진수

박진수

플랜잇 공동대표 & 전환연구원

플랜잇 연구소에서 기업과 정부의 넷제로 목표 및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정량적 분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플랜잇은 기후, 환경, 에너지, 산업 부문의 전환을 위한 모델 및 모형을 개발하는 연구소로, 산업과 기업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전환을 지원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홈페이지: 플랜잇(PLANiT)
- 문의: jinsu@planit.institute
- 저서: 『탄소버블』 - 기후위기는 어떻게 경제위기를 초래하는가

에디터의 다른 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