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청사의 ESG 요구는 단순 자료 제출을 넘어 공급망 관리와 온실가스 감축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요구 항목은 해마다 늘어나고 기준도 세분화되면서, 기업들 역시 그때그때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한계를 체감하는 분위기인데요.
엠씨넥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24년을 기점으로 대응 방식을 전면 재정비했고, ESG 경영팀을 신설했습니다. 전사 데이터를 일관되게 관리하는 체계를 세우는 과정에서 ESG 디지털 관리 솔루션 ‘로그블랙’을 도입했는데요. 그 결과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2개월 만에 발간했고, 제3자 검증 시간도 눈에 띄게 단축됐습니다. 엠씨넥스 ESG 경영팀 이정욱 매니저를 만나, 원청사 ESG 요구 대응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들어봤습니다.
Q. 현재 맡고 계신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ESG 경영팀에서 전사 ESG 데이터 관리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공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본사뿐 아니라 베트남 법인까지 포함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고요. 원청사에서 들어오는 공급망 관련 ESG 요구 대응도 주요 업무입니다.
팀은 2명으로 구성돼 있지만, 팀장님이 인사팀장을 겸직하고 있어 ESG 실무는 대부분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관리부터 보고서 작성, 외부 대응까지 전반을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Q. ESG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24년을 기점으로 원청사의 ESG 요구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전에는 영업팀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유관 부서에 전달해 자료를 받아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요구 항목이 해마다 늘어나고,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니 대응이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전사 차원에서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고, ESG 경영팀이 신설됐습니다.
Q. 로그블랙 도입 전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가장 큰 문제는 기준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원청사마다 요구 지표와 형식이 달랐고, GRI나 글로벌 기준에 맞춘 관리 체계는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엑셀로 고객사 요청에 맞춰 그때그때 대응하는 구조였습니다.
작년에 8개 항목을 제출했는데 다음 해에는 15개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다른 고객사는 또 다른 지표를 요구합니다. 같은 데이터인데도 형식이 다르면 다시 정리해야 했고, 증빙 자료도 새로 준비해야 했습니다. 반복 작업이 계속 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Q. 도입 이후에는 무엇이 달라졌나요?
가장 큰 변화는 순서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요청이 오면 데이터를 찾았지만, 지금은 먼저 전사 데이터를 기준에 맞춰 정리해둡니다. 로그블랙 안에서 데이터와 증빙을 함께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요청이 오면 필요한 항목만 추출하면 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나 감축 계획을 묻는 질문이 들어와도 매번 유관 부서에 다시 연락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응이 ‘사후 작업’이 아니라 ‘기준 기반 관리’로 전환된 셈입니다.
Q.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2개월 만에 발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과정은 어땠나요?
부담은 컸습니다. 첫 보고서였고, 제가 맡은 첫 프로젝트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로그블랙에는 GRI 기준 설명과 예시가 함께 제공돼 작성 과정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현업 담당자들도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작성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이 정도까지 써도 되나”라는 고민이 줄어든 점이 실무적으로는 컸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방향이 명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Q. 제3자 검증 과정에서도 차이가 있었나요?
있었습니다. 보통은 내용 확인, 정량 데이터 확인, GRI 매칭 확인을 단계적으로 진행합니다. 로그블랙은 GRI 기반 시트로 작성되다 보니 내용 확인과 기준 매칭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다른 보고서는 오전 9시에 시작하면 오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점심 전에 마무리됐습니다. 절차가 간소화된 덕분이었습니다.
Q. 온라인 기반이라는 점도 장점이라고 하셨는데요.
맞습니다. 기존 PDF 방식은 오류를 뒤늦게 발견하면 수정이 쉽지 않습니다. 보고서를 다시 제작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로그블랙은 온라인 구조라 수정하면 즉시 반영됩니다. 검증기관에서 수정 요청이 오면 바로 수정하고 보고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여주는 안전장치와 같은 구조였습니다.
Q. 최근 원청사 요구 중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요?
온실가스 감축입니다. 2030년까지 상당한 수준의 감축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요구도 있습니다. 본사와 베트남 법인에 태양광 설치는 완료 단계이고, PPA는 손익을 고려해 시뮬레이션 중입니다.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일부는 품질평가에 반영되기도 하고, ESG 등급을 입찰 조건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Q. 가장 어려운 과제는 무엇인가요?
스코프3입니다. 협력사 데이터를 받아야 하는데, 데이터 자체가 준비되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합니다. 용어부터 생소한 경우도 많습니다. 앞으로는 공급망 전체의 탄소 관리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로그블랙에 기대하는 기능이나 보완되길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지금은 당사 중심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협력사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력사가 직접 시스템에 접속해 스코프1·2 데이터를 입력하고, 그 데이터가 자동으로 취합돼 저희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시와 설명이 함께 제공된다면 협력사도 보다 쉽게 입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스코프3 요구가 확대될수록 이런 구조는 더욱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Q. ESG 실무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요청이 올 때마다 대응하는 방식은 결국 지치게 됩니다. 그러면 보고 품질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요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먼저 세워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의 원천과 뿌리를 하나로 묶어두면 어떤 요구가 오더라도 그 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구조를 만드는 일이 ESG 실무의 출발점이니까요.

